국제 대회에서 한국의 '효자 종목'으로 활약해 온 펜싱이 세대교체기를 맞이한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금빛 찌르기'에 나섭니다. 펜싱은 역대 하계 올림픽에서 한국에 금메달 5개, 은메달 3개, 동메달 8개를 안긴 종목입니다. 메달 수로 보면 양궁(금 27개, 은 9개, 동 7개)이나 태권도(금 12개, 은 3개, 동 7개)보다 적지만, 펜싱의 메달은 2000년대부터 시작된 성과입니다.
우리나라 펜싱의 역사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이상기가 남자 에페 개인전에서 첫 동메달을 획득한 이후, 김영호가 남자 플뢰레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펜싱의 전성기가 시작되었습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여자 플뢰레 개인전 남현희의 은메달을 제외하고 큰 성과가 없었지만, 2012년 런던 올림픽부터는 금메달 행진이 이어졌습니다. 런던 대회에서는 김지연이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하며 첫 '멀티 금메달'을 달성했습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박상영이 남자 에페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김정환이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했습니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단체전 2연패를 달성했고, 여자 에페 대표팀은 단체전 은메달을 가져왔습니다. 남자 에페 단체전과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하며, 한국은 출전한 모든 종목에서 단체전 입상에 성공했습니다.
파리 올림픽에서의 주요 기대 종목
이번 파리 대회에서는 지난 대회 결승에 올랐던 남자 사브르 단체전과 여자 에페 단체전이 금메달을 노릴 주요 종목으로 꼽힙니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오상욱(대전광역시청),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과 신예 박상원(대전광역시청), 도경동(국군체육부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도쿄 올림픽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오상욱, 구본길과 함께 금메달을 합작한 김정환과 김준호가 물러나고 '젊은 피'가 가세하며 세대교체가 이루어졌습니다.
경쟁과 도전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이번 시즌 월드컵 단체전에서 강호로 급부상한 미국과 전통의 맹주 프랑스를 주요 경쟁자로 꼽고 있습니다.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경험과 패기의 조화로 단체전 3연패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여자 에페 대표팀은 송세라(부산광역시청), 이혜인(강원도청), 강영미(광주광역시 서구청), 최인정(계룡시청)으로 멤버가 유지되었습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은퇴했던 최인정이 복귀해 팀의 안정감을 더했습니다.
개인전 기대주
단체전 출전권을 딴 종목에는 한국 선수 3명이 개인전에도 출전할 수 있습니다. 오상욱과 송세라가 개인전에서도 메달 후보로 거론됩니다. 단체전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한 종목 중에는 남자 플뢰레의 하태규(충남체육회)와 남자 에페의 김재원(광주광역시 서구청)이 개인전 출전 자격을 얻었습니다.
특별한 올림픽, 특별한 의미
이번 대회는 펜싱의 '종주국' 프랑스에서 열리기 때문에 한국 선수들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프랑스는 현재 펜싱의 근간이 되는 검법을 발전시킨 나라로, 프랑스 귀족의 교양으로 자리 잡으면서 스포츠로도 정착되었습니다. 1900년 만국박람회를 위해 건립된 파리의 역사적 건축물이자 박물관인 그랑 팔레에서 경기가 개최될 예정입니다.
경기는 현지 시간 7월 27일 남자 사브르와 여자 에페 개인전을 시작으로 7월 29일까지 개인전이 열리며, 7월 30일부터 8월 4일까지 종목별 단체전이 이어집니다.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한국 펜싱 대표팀이 '금빛 찌르기'를 통해 다시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하기를 기대합니다.